요즘 AI 버블을 둘러싼 논쟁에서 가장 날카로운 목소리 중 하나가 마이클 버리다.
버리는 X(트위터)에 연달아 글을 올리며, AI·데이터센터·빅테크 주가를 떠받치고 있는 “숫자”와 “구조”가 얼마나 왜곡돼 있는지 집요하게 파고들었다.
이 글은 그 트윗들을 한데 모아 정리하고, 마지막에는 내가 시장과 AI를 보면서 따로 정리해 둔 생각을 덧붙여, 지금 사이클을 어떻게 바라볼지 정리해 보려 한다.
TL;DR — 버리가 본 AI 버블의 핵심
| 주제 | 버리의 주장 | 한 줄 요약 |
|---|---|---|
| 13F 리딩 | 노셔널과 프리미엄을 혼동, 기초 데이터조차 제대로 못 읽는다 | “숫자가 커 보이는 방향으로” 해석 |
| 감가상각 | 서버·GPU 내용연수를 5-6년으로 늘려 이익 부풀리기 | 2026-2028년 수천억 달러 과소계상 |
| 경제적 수명 | Blackwell이 H100보다 추론 효율 25배 → 구형 칩 가치 급락 | 물리적 수명 ≠ 경제적 수명 |
| CAPEX-Dep/GDP | 역사적 고점 근접, 닷컴·주택·셰일 버블과 동일 패턴 | “One chart to refute them all” |
| LLM 모트 부재 | LLM은 디스크 드라이브처럼 교체 가능한 인프라, 모델 자체는 해자가 아니다 | “모델이 모트”라는 환상 깨기 |
| OpenAI=넷스케이프 | MS 플랫폼에 종속된 상징적 플레이어, 산업은 5,000억 달러 IPO로 출구를 원한다 | 구조·밸류에이션 모두 버블 |
| 벤더 파이낸싱·순환 매출 | 딜러가 고객을 펀딩 → 투자금이 다시 매출로 돌아오는 AI 머니머신 | 실수요는 터무니없이 작다 |
| SBC vs 오너 이닝스 | 희석 상쇄에 1,125억 달러 투입, 장부 SBC 205억과 괴리 | 진짜 주주 이익은 절반 |
| NVIDIA 반박 | 7페이지 메모로 버리 반박 → 버리: “허수아비 논증” | 신경 안 쓰면 반박 안 한다 |
버리의 결론:
“True end demand is ridiculously small. Almost all customers are funded by their dealers.”
1. “온톨로지”와 13F: 철학은 거창한데, 기초 리딩은 틀렸다
버리가 가장 먼저 꼬집은 건 한 회사 CEO의 인터뷰였다.
그 CEO는 AI와 “온톨로지”를 이야기하며 거대한 철학을 펼치지만, 버리 입장에서는 아주 기본적인 공시인 13F 보고서조차 제대로 읽지 못하고 있었다.
- 13F는 직전 12개월 평균 1억 달러 이상을 운용하는 미국 기관투자가가 분기마다 내는 “보유 13F 종목 리스트”다.
- 공시 항목은 기본적으로 롱 익스포저를 보여줄 뿐이고, 옵션은 기초주식 수 기준으로 표시된다.
- 롱 콜·롱 풋 모두 “보유 수량 × 기초주가”로 표기되기 때문에,
- 보고서만 보고는 이게 롱 베팅인지 숏 베팅인지, 순포지션 규모가 얼마인지 알 수 없다.
- 그럼에도 일부 미디어와 회사 측은 13F에 찍힌 기초주식 수 × 당시 주가(노셔널) 를 곧바로 “○○가 우리를 9억 달러어치 숏쳤다”는 식으로 해석했다.
실제로 버리가 지불한 옵션 프리미엄은 그 10분의 1도 안 되는 수준이었다.
13F를 다뤄본 사람 입장에서는 익숙한 얘기다. 13F는 “포지션 개요표”이지, PnL이나 리스크를 보여주는 리포트가 아니다.
그런데도 이 숫자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인 뒤, 거기에 자신의 서사를 덧입혀 버리면 해석이 완전히 엇나가게 된다.
버리는 여기서 한 가지 원칙을 상기시킨다.
어떤 철학·AI ‘온톨로지’보다 더 중요한 건, 정보가 불충분할 때는 결론을 보류할 줄 아는 태도다.
AI 철학을 아무리 포장해도, 가장 기본적인 데이터 리딩이 틀린 상태에서 내리는 확신은 버블의 전형이라는 메시지다.
2. 감가상각과 AI 인프라: 내용연수가 길어질수록 이익은 부풀려진다
두 번째 폭탄은 데이터센터 설비의 감가상각 기간 연장이다.
버리의 요지:
- 서버·GPU 같은 컴퓨트 자산은 실질적으로 2~3년 사이클로 교체되는 장비다. (기술·에너지 효율·모델 요구사항 기준)
- 그런데 주요 하이퍼스케일러들은 최근 몇 년 사이 이 자산들의 유형자산 내용연수(Useful life) 를 5~6년 수준으로 크게 늘렸다.
- 내용연수를 늘리면: 같은 총 투자금이라도 연간 감가비 = 취득원가 ÷ 내용연수 이기 때문에,
- 3년에서 6년으로 늘리면 연간 감가비는 절반으로 줄고,
- EBIT, 순이익, EPS, ROE가 모두 인위적으로 개선된다. (EBITDA는 그대로)
예를 들어, 데이터센터 장비 600억 달러를 3년에 상각하던 회사를 6년으로 늘렸다고 치자.
- 3년 상각: 연 200억 달러 감가비 → (다른 조건 동일 시) 연간 이익 200억만큼 감소
- 6년 상각: 연 100억 달러 감가비 → 장부상 이익이 매년 100억씩 더 커 보인다
현금흐름(CFO)은 단기적으로 변하지 않지만, 장부 이익과 자본 효율성 지표(ROE, ROIC) 는 모두 개선된 것처럼 보인다.
시장은 보통 멀티플을 EPS·ROE에 매기기 때문에, 이 작은 “추정 변경(change in estimate)”이 시가총액에는 수천억 달러 영향을 줄 수 있다.
버리는 2026~2028년 사이 이들 기업이 과소계상할 감가상각 규모를 합치면 수천억 달러에 달한다고 추정한다.
특히 특정 기업의 2028년 이익은 실제보다 20~30% 정도 부풀려 보일 것이라고까지 말한다.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는 하나다.
감가상각은 “철판이 얼마나 오래 버티냐”가 아니라, “경제적 효익이 나는 기간이 얼마냐” 의 문제다.
칩이 여전히 돌아가고 있다는 사실(physical use)과, 전기료·쿨링·기회비용을 감안했을 때 정말 돈을 벌어주는지(economic value)는 전혀 별개다.
GAAP의 취지는 “경제적 효익이 기대되는 기간에 걸쳐 비용을 배분하라”는 것인데, 지금은 기술 사이클보다 길게 잡혀 있다는 게 버리의 문제의식이다.
3. A100, H100, Blackwell: 물리적 수명보다 경제적 수명이 훨씬 짧다
버리는 구체적인 예도 든다.
- A100은 H100 대비 FLOP(연산량)당 전력소모가 2~3배 크다.
- 엔비디아는 또 H100보다 차세대 Blackwell이 추론 에너지 효율에서 25배 낫다고 말한다.
이 말은 곧, 세대가 바뀔수록 이전 세대 칩은:
- 같은 연산을 돌리기 위해 전기료를 훨씬 더 많이 먹고,
- 데이터센터 랙 공간도 더 차지하며,
- 냉각·운영비까지 감안하면 경제적으론 급속도로 가치가 떨어진다는 뜻이다.
그러면서도 장부에서는 5~6년짜리로 천천히 감가상각되고 있다.
버리는 이 간극을 “현대 회계에서 가장 흔한 사기 중 하나”라고 표현한다.
4. CAPEX−Dep / GDP 차트: “One chart to refute them all”
버리가 올린 차트 하나는 이런 구조적 왜곡을 더 큰 그림에 올려놓는다.
지표는 단순하다.
S&P500 기업들의 (총 설비투자 CAPEX − 감가상각비) / 명목 GDP
이 비율이 치솟을 때마다:
- 2000년 닷컴 버블,
- 2007년 주택 버블,
- 2014년 셰일 붐
같은 과열 사이클이 정점에 근접해 있었다.
그리고 지금, 클라우드 → AI 빌드아웃 국면에서 이 비율은 다시 역사적 고점 근처에 서 있다.
버리는 이 차트를 두고 이렇게 말한다.
이 한 장이면, “이번엔 다르다, 펀더멘털이 받쳐준다”는 낙관론자들을 모두 반박할 수 있다.
CAPEX−Dep는 거칠게 말해 “순투자(net investment)”, 즉 감가를 초과하는 추가 투자 규모를 보여준다.
총액 기준 CAPEX는 인플레이션·규모 효과 때문에 항상 커지지만, GDP 대비 순투자 비율이 역사적 고점을 치는 시점은 보통:
- 기존 설비가 이미 충분한데도,
- “늦게 들어오면 바보다”라는 FOMO에 밀려,
- 추가 CAPEX가 과도하게 집행되는 구간이었다.
감가상각을 인위적으로 줄여 놓은 상태에서 CAPEX−Dep를 보면, 실제보다 더 뜨거운 사이클처럼 보이기 쉽다.
버리는 바로 이 “숫자의 미화”와 과도한 순투자 자체를 버블의 핵심 증거로 본다.
5. PLTR 풋옵션과 9억 1,200만 달러라는 착시
팔란티어에 대한 버리의 숏 포지션은 언론에서도 크게 다뤄졌다.
문제는 숫자 해석 방식이다.
버리는 이렇게 정리한다.
- 자신이 산 건 2027년 만기 50달러 풋옵션 5만 계약이다.
- 한 옵션 계약은 보통 주식 100주를 의미하므로, 기초주식 노출(노셔널) 은 크다.
- 하지만 그가 실제로 낸 돈(프리미엄)은 약 920만 달러다. 손실의 상한도 이 프리미엄이다.
- 그럼에도 일부 미디어는 13F의 기초주식 수 × 당시 주가를 곧바로 “9억 1,200만 달러어치 베팅”이라고 보도했다.
CFA 레벨 2 파생 파트를 떠올려 보면, 노셔널(notional) 과 지불한 프리미엄/위험액을 혼동한典型적인 사례다.
노셔널이 크다고 해서, 그만큼 현금이 실제로 들어가 있거나 손실 가능성이 그만큼이라는 뜻은 아니다.
여기서도 13F의 한계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숫자가 커 보이는 방향으로” 해석이 진행됐다.
버리는 “내가 번 돈도, 쓴 돈도 제대로 모르는 상태에서 AI·데이터 사이언스를 말한다”는 점을 조롱 섞인 어조로 지적한다.
6. 플라이휠인가, 라운드트리핑인가: AI 머니머신의 매출 구조
블룸버그가 그린 “How Nvidia and OpenAI Fuel the AI Money Machine” 다이어그램은 언뜻 보면 멋진 플라이휠처럼 보인다.
- 엔비디아는 칩을 팔고, 동시에 스타트업·모델 회사에 투자한다.
- 클라우드 업체는 AI 회사 지분을 들고, AI 회사는 그 돈으로 다시 클라우드를 산다.
- 여러 스타트업과 파트너십·지분스왑·장기 약정이 복잡하게 얽혀 있다.
버리의 해석은 정반대다.
이 그림에 나오는 거의 모든 회사의 매출 인식 방식이 수상하다.
진짜 모든 ‘주고받기’를 다 그리면 차트는 읽을 수조차 없을 것이다.
미래에는 이 그림을 플라이휠이 아니라 사기의 지도로 보게 될 것이다.
핵심은 한 줄이다.
“True end demand is ridiculously small. Almost all customers are funded by their dealers.”
여기서 말하는 “딜러가 고객을 펀딩한다”는 건, 회계 용어로 치면 벤더 파이낸싱(vendor financing)·관련당사자 거래에 가깝다.
- 대형 칩/클라우드 업체가 스타트업에 지분 투자·대출·크레딧을 제공하고,
- 그 스타트업은 그 돈으로 다시 동일 벤더의 GPU·클라우드 리소스를 산다.
형식상으로는 “외부 고객에게 매출 인식”이지만, 실질적으로는 자기 자본을 한 바퀴 돌려며 매출과 성장률을 키우는 구조가 된다.
과거 통신장비·태양광·석유서비스 사이클에서 봤던 것과 비슷한 패턴이다.
AI 인프라·서비스 매출의 일부가 이런 식으로 부풀려져 있다면, 지금의 성장률·마진은 사이클 꼭지에서만 잠깐 가능한 숫자일 수 있다.
역사적 선례: 닷컴 버블의 벤더 파이낸싱
2000년대 초 통신장비 버블에서 루슨트(Lucent), 노텔(Nortel), 시스코(Cisco) 등은 고객사에게 직접 대출을 제공하며 장비를 판매했다. 구조는 단순했다:
- 장비 회사가 통신사에 자금을 빌려주고
- 통신사는 그 돈으로 같은 회사의 장비를 구매
- 회계상으로는 정상적인 “매출”로 인식
버블 붕괴 후, 이 대출금의 상당 부분이 부실화되면서 “매출”로 인식된 금액의 실체가 드러났고, 주가는 폭락했다. 버리가 엔비디아를 닷컴 시절의 시스코에 비유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현재 AI 생태계의 자금 순환 구조
버리가 지적하는 현재 구조의 구체적 사례:
Microsoft ↔ OpenAI
– Microsoft는 OpenAI에 약 130억 달러 투자
– OpenAI는 이 자금의 상당 부분을 Azure 클라우드 컴퓨팅 비용으로 지출
– Microsoft 입장: 투자금이 Azure 매출로 되돌아오는 구조
Amazon ↔ Anthropic
– Amazon은 Anthropic에 최대 40억 달러 투자
– Anthropic은 AWS를 주요 클라우드 인프라로 사용
– 투자금 → AWS 매출로의 순환
Google ↔ Anthropic
– Google도 Anthropic에 약 20억 달러 투자
– Google Cloud 사용 약정 포함
낙관론자들은 이를 “생태계 구축을 위한 전략적 투자”로 본다.
버리는 이를 “자기 자본을 돌려 매출로 인식하는 회계적 착시”로 본다.
핵심 질문: 실수요의 규모는?
버리의 핵심 주장 “True end demand is ridiculously small”을 검증하려면:
- AI 서비스의 최종 사용자 중 “하이퍼스케일러 생태계 외부” 고객의 비중은?
- AI 스타트업 매출 중 “투자금/크레딧 소진”이 아닌 순수 외부 매출 비중은?
- 기업들의 AI 지출 중 실제 ROI를 창출하는 비중은?
만약 현재 AI 인프라 수요의 상당 부분이 “VC 자금 → 클라우드 크레딧 소진 → 하이퍼스케일러 매출” 경로라면, VC 펀딩이 줄어드는 순간 수요도 함께 줄어들 수 있다.
7. 엔비디아의 SBC와 오너 이닝스
마지막으로 버리는 2018년 이후 엔비디아의 숫자를 다시 짚는다.
- 2018년 이후 누적 순이익: 약 2,050억 달러
- 같은 기간 자유현금흐름(FCF): 약 1,880억 달러
- 주식기반보상(SBC) 장부상 비용: 205억 달러
- 자사주 매입에 쓴 돈: 1,125억 달러
- 그런데도 주식 수는 4,700만 주 증가
버리의 결론은 이렇다.
SBC로 생긴 희석을 막으려고 1,125억 달러를 태웠는데도, 발행 주식 수는 오히려 늘었다.
진짜 SBC 비용은 205억이 아니라 1,125억이다.
이것까지 감안하면, 오너 이닝스(주주 몫 이익)는 절반 가까이 줄어든다.
버핏이 말하는 “owner earnings”를 떠올려 보면 계산은 더 직관적이다.
Owner earnings ≒ 순이익
+ 감가상각 등 비현금 비용
− 유지보수 CAPEX
− 실질 SBC 비용(= 희석을 상쇄하기 위한 자사주 매입액)
엔비디아의 경우, 장부상의 SBC 비용(205억)보다 희석을 되돌리기 위해 실제로 투입한 현금(1,125억) 이 훨씬 크다.
이 차이를 반영하면, 겉으로 보이는 EPS·FCF에 비해 주주에게 남는 “진짜 경제적 이익”은 훨씬 적다.
장부상 이익과 현금흐름은 화려하지만, 그 상당 부분이 실질적으로는 내부자 보상과 희석 상쇄에 쓰이고 있다는 얘기다.
8. NVIDIA의 반격, 그리고 버리의 재반론
2025년 11월, NVIDIA가 FY26Q3 실적 발표 후 이례적인 행동을 했다.
버리를 첫 번째 소스로 인용한 7페이지짜리 반박 메모를 월스트리트 sell-side 애널리스트들에게 배포한 것이다.
NVIDIA의 “팩트체크 FAQ” 메모
메모의 목차는 버리가 제기한 거의 모든 논점을 다루고 있다:
| 버리의 주장 | NVIDIA의 반박 |
|---|---|
| 자사주 매입이 주주 가치 창출 못함 | 2018년 이후 $910억 매입, 주주 환원 정책의 일환 |
| 매출채권 증가 = 고객 미지급 | 매출 성장에 비례하는 자연스러운 현상 |
| 재고 증가 = 수요 약화 | Blackwell 출시 전 선제적 재고 확보, 수요 약세 아님 |
| 현금흐름 전환율 낮음 | 성장 투자(R&D, 인프라)에 현금 사용 중 |
| Circular financing 지속 불가 | 전략적 투자는 매출 대비 극히 소규모, 투명하게 공시 |
| AI 스타트업들 돈 잃고 있음 | 투자받은 기업들도 외부 고객에서 수익 창출 중 |
| 감가상각비 과소계상 | 고객들이 4-6년간 GPU 사용하며 가치 창출, 업계 표준 |
| SEC 제재 위험 | 모든 회계 처리가 GAAP 준수, 투명하고 합법적 |
NVIDIA가 공식적으로 버리를 반박하는 문서를 만들었다는 건, 버리의 말이 월스트리트에서 실제로 영향력이 있다는 반증이다. 신경 안 쓰면 반박하지 않는다.
버리의 재반론: “Burning Nvidia’s Straw Men”
버리는 곧바로 재반론했다. 단, 모든 논점에 일일이 대응한 것은 아니다.
그가 집중적으로 반격한 건 감가상각과 자사주 매입 숫자 두 가지다.
🔥 감가상각: 허수아비 논증
NVIDIA의 반박:
“NVIDIA는 useful life를 2-7년으로 공시하며, 이는 업계 평균과 일치한다.
고객들은 A100 같은 구형 GPU를 4-6년간 사용하며 의미 있는 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버리의 응수 (첫 번째 허수아비):
“나는 그런 주장을 한 적이 없다.
NVIDIA는 fabless company다—칩을 디자인만 하지 직접 제조하지 않는다.
자본지출도 적고 감가상각도 거의 없는데, 내가 왜 NVIDIA 자체 감가상각을 문제삼겠나?
No one cares about Nvidia’s own depreciation. One straw man burnt.”
버리의 응수 (두 번째 허수아비):
“4-6년 된 칩들이 아직 쓰인다고?
내 차트는 2026-2028년을 보고 있다.
미래를 말하는데 과거 얘기로 반박하네.
A second straw man burnt.”
버리가 진짜 지적하는 건 NVIDIA의 고객들(하이퍼스케일러들)의 감가상각 정책이다.
그들이 5-6년으로 잡아놓은 내용연수가 Blackwell 출시 후 2026-2028년에 무너질 것이라는 게 핵심이다.
💰 자사주 매입 숫자: $910억 vs $1,125억
| 항목 | NVIDIA 측 | 버리 측 |
|---|---|---|
| 2018년 이후 자사주 매입 | $910억 | $1,125억 |
| 차이 원인 | – | RSU(제한주식) 세금 원천징수 포함 여부 |
버리의 주장:
“NVIDIA가 말하는 $910억은 순수 시장 매입만 포함한 숫자다.
RSU 베스팅 시 세금 원천징수로 회사가 주식을 회수하는 금액까지 포함하면 $1,125억이다.
그만큼 썼는데도 주식 수는 오히려 늘었다. 진짜 SBC 비용은 장부상 $205억이 아니라 $1,125억이다.”
정리: 누가 이겼나?
| 논점 | NVIDIA | 버리 |
|---|---|---|
| 감가상각 | “업계 표준, 고객들 잘 쓰고 있음” | “내 주장을 왜곡했다. NVIDIA가 아니라 고객 감가상각이 문제” |
| 자사주 매입 | “$910억 매입” | “$1,125억이 맞다. RSU 포함해야” |
| 나머지 논점들 | 상세히 반박 | (공개적 재반론 없음) |
버리가 모든 NVIDIA 반박에 일일이 재반론한 건 아니다.
그러나 핵심 논점(감가상각)에서 “너희가 내 주장을 왜곡했다”고 명확히 지적했고,
이 지적은 상당히 유효해 보인다—NVIDIA가 반박한 건 NVIDIA 자체 감가상각이었지만,
버리가 문제 삼은 건 처음부터 NVIDIA 고객들의 감가상각이었기 때문이다.
9. 버리가 쌓아 올리는 하나의 서사
지난 며칠간 버리가 올린 포스트들을 정리하면, 하나의 서사가 완성된다:
| 시점 | 사건 | 메시지 |
|---|---|---|
| 1999년 | 닷컴 버블 한복판에서 value investing | “나는 처음부터 contrarian이었다” |
| 2008년 | 서브프라임 모기지 버블 예측 | “The Big Short의 주인공” |
| 2019년 | GME 63% short interest 지적 | “Keith Gill, Ryan Cohen이 내 편지 보고 연락” |
| 2021년 | GME 숏 스퀴즈 ($4 → $483) | “내가 뿌린 씨앗이 결실” |
| 2025년 | AI 버블 경고 | “NVIDIA가 공식 반박 문서까지 만들었다” |
버리의 AI 버블 분석을 다시 정리하면:
- 정보 리딩의 부실
- 13F, 옵션, 매출 인식 구조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서사만 키운다.
- 이익의 과대 계상
- 감가상각 기간 연장, 내용연수와 경제적 가치의 혼동.
- 투자의 과열
- CAPEX−Dep / GDP 지표가 과거 대형 버블과 비슷한 수준으로 치솟아 있다.
- 수요의 과장
- 벤더가 고객을 자금으로 떠받치는 라운드트리핑·순환 매출 구조.
- 현금의 향방
- 막대한 이익 대부분이 SBC·자사주 매입으로 순환하며, 실질 오너 이닝스는 생각보다 훨씬 작다.
- 모델·플랫폼 구조 문제
- LLM은 디스크 드라이브처럼 콤모디티에 가깝고, OpenAI는 넷스케이프처럼 플랫폼(마이크로소프트)에 종속된 포지션이라는 시각.
그리고 이 분석의 무게를 더하는 건, 26년에 걸친 track record다.
버리는 이 모든 조각을 통해,
“AI·데이터센터 슈퍼사이클”이라는 멋진 스토리 뒤에 숨어 있는 버블의 얼굴을 그려내고 있다.
10. 더 근본적인 질문: 이 장비들이 5년 후에도 쓸모가 있을까?
버리는 주로 회계적 왜곡을 지적한다.
감가상각 연장, 벤더 파이낸싱, SBC 괴리.
하지만 한 발 더 물러서면, 더 근본적인 질문이 보인다:
지금 수천억 달러를 쏟아붓는 GPU와 데이터센터가, 5년 후에도 가치가 있을까?
현재 투자의 핵심 가정
지금 AI 인프라 투자는 하나의 믿음에 기반한다:
더 큰 LLM → 더 많은 파라미터 → 더 많은 GPU → 더 많은 데이터센터
스케일링 법칙(Scaling Laws)에 대한 믿음이다.
“모델을 키우면 키울수록 성능이 좋아진다.”
이 가정이 틀릴 수 있는 시나리오들
1. 알고리즘 효율성 개선
| 사례 | 의미 |
|---|---|
| Llama 3.2 (3B) | 2년 전 70B 모델 수준 성능 |
| 양자화, 증류(Distillation) | 모델 크기 1/10로 줄여도 성능 유지 |
| FlashAttention | 같은 연산을 훨씬 적은 메모리로 |
같은 성능을 더 적은 컴퓨팅으로 달성하는 방향으로 가면,
GPU 수요는 예상보다 훨씬 적어질 수 있다.
2. Transformer 이후의 새로운 아키텍처
| 후보 | 특징 |
|---|---|
| Mamba, SSM | 시퀀스 길이에 선형적 (Transformer는 제곱) |
| Mixture of Experts (MoE) | 전체 파라미터 중 일부만 활성화 |
| 뉴로심볼릭 | 순수 통계적 접근에서 벗어남 |
Transformer가 영원하리란 법 없다.
새 아키텍처가 GPU 의존도를 확 낮출 수도 있다.
3. 에지 컴퓨팅 (On-Device AI)
| 현상 | 의미 |
|---|---|
| Apple Intelligence | 아이폰에서 로컬 추론 |
| Qualcomm NPU | 모바일 칩에 AI 가속기 내장 |
추론이 클라우드에서 디바이스로 내려오면,
데이터센터 수요는 학습(training)으로만 제한된다.
4. 완전히 다른 컴퓨팅 패러다임
| 기술 | 현황 |
|---|---|
| 양자 컴퓨팅 | 아직 초기, 하지만 급속 발전 중 |
| 뉴로모픽 칩 | 뇌 구조 모방, 저전력 |
| 광학 컴퓨팅 | 빛으로 연산 |
이 중 하나라도 실용화되면, GPU 자체가 레거시가 될 수 있다.
역사적 선례: “장비빨”이 무의미해진 순간들
| 시대 | “당시 장비빨” | 무너진 계기 |
|---|---|---|
| 1980s | 메인프레임 | PC 혁명 |
| 2000s | 온프레미스 서버 | 클라우드 전환 |
| 2010s | 하드디스크 | SSD |
| ??? | GPU 데이터센터 | ??? |
매번 “이번엔 다르다, 이 장비는 영원하다”고 했다.
결국 새 패러다임이 등장하면 기존 투자가 좌초자산(stranded asset) 이 됐다.
버리의 분석에 이 관점을 더하면
버리는 “5-6년 감가상각이 과하다”고 말한다.
경제적 수명이 2-3년이라고.
하지만 더 극단적인 시나리오도 있다:
5년 후에는 감가상각 기간이 문제가 아니라, 자산 자체가 무의미해질 수 있다.
지금 빅테크들이 하는 건 일종의 “AI 군비 경쟁”이다.
“남들이 하니까 나도 해야 한다”는 FOMO.
군비 경쟁의 결말은 보통:
– 모두가 지쳐서 멈추거나
– 게임의 규칙 자체가 바뀌거나
어느 쪽이든, 지금 쌓고 있는 장비의 가치는 예상보다 빨리 줄어들 수 있다.
지켜볼 사항
이 관점이 맞는지 틀린지는 앞으로 몇 년간 지켜볼 일이다:
- 알고리즘 효율성: 모델 크기 대비 성능이 얼마나 빠르게 개선되는가?
- 새 아키텍처: Transformer를 대체할 후보가 등장하는가?
- 에지 AI: 추론이 클라우드에서 디바이스로 얼마나 이동하는가?
- 대체 컴퓨팅: 양자/뉴로모픽/광학 컴퓨팅이 실용화되는가?
만약 이 중 하나라도 빠르게 진행되면,
지금의 “GPU 데이터센터 슈퍼사이클”은 역사상 가장 비싼 과잉투자로 기록될 수 있다.
또 다른 시각: Andrew Ng의 AI 전망
한편, 스탠포드 교수이자 DeepLearning.AI 창업자인 Andrew Ng는 조금 다른 각도에서 AI의 미래를 본다.
그의 2025년 11월 뉴스레터에서 몇 가지 주목할 점:
1. 추론(Inference) 수요는 실제로 존재한다
“우리 팀들도 충분한 추론 용량을 확보할 수 있을지 걱정한다.
비용과 처리량이 더 많이 쓰는 걸 제한하고 있다.”
Agentic 코딩 도구들(Claude Code, OpenAI Codex, Gemini CLI)이 빠르게 발전 중이고,
시장 침투율은 아직 낮다. 토큰 생성 수요는 계속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
2. 알고리즘 개선이 “기술적 해자”를 약화시킨다
“알고리즘과 하드웨어 개선이 매년 같은 수준 모델의 학습 비용을 낮추고 있어서,
프론티어 모델 학습의 기술적 해자(technology moat)는 약하다.”
지금 수천억 달러를 들여 쌓고 있는 학습 인프라가,
몇 년 후에는 훨씬 저렴하게 대체될 수 있다는 의미다.
3. 벤치마크 리더십은 빠르게 바뀐다
2025년 한 해만 봐도:
– Gemini 3 Pro가 여러 벤치마크 1위 탈환
– 일주일 만에 Claude Opus 4.5가 일부 자리 빼앗음
– “어떤 회사도 지속적인 기술 우위를 확립하지 못했다”
4. 오픈소스/오픈웨이트 모델의 성장
“오픈소스/오픈웨이트 모델이 시장 점유율을 계속 늘린다면,
수십억 달러를 학습에 쏟아붓는 회사들의 투자 수익률이 낮아질 수 있다.”
버리와 Ng, 서로 다른 초점
| 관점 | 버리 | Andrew Ng |
|---|---|---|
| 주요 우려 | 회계적 왜곡, 순환 자금 | 학습 인프라 과잉투자 |
| 추론 인프라 | (크게 언급 안 함) | 실수요 있음, 공급 부족 |
| 학습 인프라 | 과잉투자 | 리스크 가장 높음 |
| 장기 전망 | 버블 붕괴 | 펀더멘털 건강, 단 일부 과잉 가능 |
두 사람의 공통점:
“학습(training) 인프라는 리스크가 크다.”
차이점:
버리는 전체 생태계를 버블로 보고, Ng는 영역별로 구분한다.
결국 핵심 질문
AI 인프라 투자의 운명은 결국 이 질문에 달려 있다:
“추론 수요가 학습 인프라 투자를 정당화할 만큼 빠르게 성장하는가?”
Ng의 말대로 추론 수요가 폭발하면, 학습 인프라도 가치를 유지한다.
버리의 말대로 실수요가 미미하면, 모든 게 과잉투자가 된다.
앞으로 몇 년간 지켜볼 일이다.
11. (2025년 12월 업데이트) 버리가 X에서 새로 강조한 것들
이 글을 처음 쓴 뒤, 버리는 Cassandra Unchained라는 이름으로 X와 서브스택에서 AI 버블 서사를 한층 더 정리했다. 위에서 다룬 회계·CAPEX 이야기 위에, 몇 가지 중요한 문장이 더 쌓였다.
11.1 “LLMs are the new disk drives”
“LLMs are the new disk drives: commodity infrastructure you hot‑swap for whoever’s cheapest + best.
The fantasy that the model is a moat just expired.”
버리가 보기에:
- LLM은 머지않아 디스크 드라이브처럼 서로 갈아 끼우는 콤모디티 인프라가 된다.
- 오늘의 초거대 모델도, 내일 더 싸고 좋은 모델이 나오면 API 엔드포인트만 바꾸고 스왑할 수 있다.
- 따라서 모델 자체를 영구적인 해자(moat)로 보는 서사가 버블의 핵심이다.
이 관점에서 보면, 진짜 경쟁우위는:
- 폐쇄적인 모델이 아니라 데이터, 배포 채널, 제품 UX, 생태계 락인에 가깝다.
- 그런데도 시장은 여전히 “가장 큰 모델” 서사에 높은 멀티플을 주고 있다.
11.2 “OpenAI is the next Netscape”
“OpenAI is the next Netscape, doomed and hemorrhaging cash,
Microsoft is trying to keep it afloat while keeping it off balance sheet and sucking out the IP.
The whole industry NEEDS a 500 billion IPO ASAP.”
버리의 메시지는 단순하다.
- OpenAI는 1990년대의 넷스케이프처럼 상징적이지만, 플랫폼에 종속된 플레이어다.
- 플랫폼(Microsoft) 은:
- 인프라와 유통 채널을 쥐고,
- 투자·계약 구조를 통해 OpenAI의 IP와 수익성을 빨아들인다.
- 애플리케이션(OpenAI) 은:
- 엄청난 R&D와 컴퓨팅 비용을 떠안은 채,
- 거대한 밸류에이션의 IPO로만 투자자에게 출구를 제공할 수 있다.
여기서 “5,000억 달러 IPO”는:
- 산업 전체가 필요로 하는 최후의 유동성 이벤트이자,
- 버블 서사가 완성되는 마지막 챕터로 읽힌다.
11.3 “BTFD 세대”와 Cassandra 자기 서사
동시에 버리는 자신이 왜 이 말을 할 자격이 있는지, 과거 기록을 다시 꺼내 든다.
- 2021년 7월 1일, CNBC가 보도한 밈주식(AMC 등) 붕괴 경고와 그 이후 차트.
- 2021년 2월의 “Prepare for #inflation” 트윗과, 연달아 올린 인플레이션 경고.
- 2021년 상반기 TSLA, GME, 비트코인, 로빈후드, 나스닥 100에 대한 베어리시 콜.
- 2023년 은행 위기 때는, 오히려 “금방 해결될 수 있다” 멘트를 남겼다는 점.
그리고 이렇게 말한다.
“To look back at those calls 5, 10 years later – any short call – is ridiculous.
You really think any short seller holds those positions for 5, 10 years?”
요지는:
- 자신의 콜을 5~10년짜리 차트로만 조롱하는 방식이 부당하다는 것,
- 자신은 단순한 “항상 틀리는 곰”이 아니라,
반복해서 무시당하지만 결국 기록으로 평가받고 싶은 Cassandra라는 자기 서사다.
“If a point is worth making, it is worth making twice.”라는 트윗은,
- AI 버블 경고 역시 밈주식·인플레이션 때처럼
여러 번 되풀이해야 할 포인트라는 선언이기도 하다.
11.4 순환 매출과 “AI 머니머신”
블룸버그의 How Nvidia and OpenAI Fuel the AI Money Machine 다이어그램을 두고, 버리는 이렇게 요약한다.
“True end demand is ridiculously small.
Almost all customers are funded by their dealers.”
그가 말하는 순환 매출(circular revenue) 은 대략 이런 구조다.
- 대형 칩·클라우드 회사가 AI 스타트업에 지분 투자·크레딧을 제공한다.
- 스타트업은 그 돈으로 다시 그 회사의 GPU·클라우드 서비스를 구매한다.
- 대형 회사는 이를 외부 매출처럼 인식한다.
형식상 매출이지만, 실질은 자기 자본을 한 바퀴 돌린 성장이라는 주장이다.
NVIDIA는 “전략적 투자는 매출 대비 극히 일부”라며 반박했지만, 버리는 숫자의 크기보다
“이런 구조가 시장 서사를 얼마나 과장시키는지”를 더 문제 삼는다.
11.5 핀 트윗: 공포 장사가 아니라는 프레이밍
마지막으로 버리는 X 프로필 최상단에 이런 핀 트윗을 걸어두었다.
- 서브스택
Cassandra Unchained구독 수익의 5%를 매달 다른 공익 단체에 기부하겠다는 약속. - 12월에는 크리스천 베일 부부가 설립한
TogetherCalifornia(위탁 가정·보호 시스템 개선 단체)를 소개한다.
AI 버블 경고와 유료 뉴스레터를 동시에 운영하는 상황에서,
이 핀 트윗은 적어도 버리 자신의 시각에서는
“공포를 팔아서만 돈 버는 사람이 아니라, 예언과 공익을 연결하려는 사람”이라는 이미지를 만들려는 시도다.
12. 맺음말: 버블 너머의 질문
AI 기술 자체는 분명 인류에게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그러나 지금 시장에서 거래되는 것은 기술 그 자체가 아니라,
그 기술 위에 얹힌 숫자의 환상과 세대의 욕망이다.
마이클 버리는 그 환상을 회계와 데이터로 찢어 보여주고 있고,
나는 그 뒤에 있는 인간의 패턴을 최대한 차분하게 바라보려고 한다.
하지만 이 글을 쓰면서, 버블 너머의 더 큰 그림도 보게 됐다.
버블이 터지고 나면, 시장은 언젠가 회복된다.
그런데 AI는 여전히 남아 있다.
지금 인류는 AI를 곳곳에 배치하고 있다.
금융, 국방, 의료, 인프라, 교육… 거대한 machinery의 톱니바퀴처럼 정교하게 맞물려 돌아가야 하는 시스템 곳곳에.
문제는, 현 수준의 AI를 deploy한다는 건 거의 100% 신뢰한다는 뜻이라는 거다.
어디서 본 그림 아닌가? 모든 재난 영화의 복선이다.
더 무서운 건:
인류는 늘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해왔다.
하지만 그 슬기마저 AI에 아웃소싱하는 현실이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과거 인류는 위기 때마다 직접 머리를 굴려서 슬기를 쌓았다.
그런데 이번에는 머리를 AI에 맡기는 순간, 위기조차 학습 기회가 아니게 된다.
결국, 두 개의 질문이 남는다.
첫 번째 질문 (버블):
나는 이 거대한 바위와 어느 정도 거리를 두고 서 있을 것인가?
두 번째 질문 (그 너머):
버블이 터진 뒤에도, AI가 남아 있는 세상에서 나는 어떻게 살 것인가?
첫 번째 질문에 대해서는, 적어도 나는 이번에는 조금 더 멀리 떨어져 서 있으려고 한다.
두 번째 질문에 대해서는… 아직 답을 모르겠다.
다만, 모든 재난 영화가 가르쳐주는 한 가지는 있다:
재난을 막겠다는 건 대책이 아니다. 못 막으니까.
재난이 터진 이후, 어떻게 살지 고민하는 게 진짜 대책이다.
AI라면 모두가 진저리칠 때, 그때가 끝이고 바닥일 것이다.
지금은 씨도 안 먹힐 소리니, 한참 멀었다.
그래서 나는, 시장뿐 아니라 시장 없는 세상도 기억해두려 한다.
나무는 장부를 모르고, 하늘은 캔들 차트를 모르고, 바람은 금리 인상을 알지 못한다.
그 세상은 항상 존재했다. 다만, 너무 오래 잊고 있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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